행복

점심시간, 짧은 산책...

biocat 2020. 3. 27. 14:56

아침에 늘 하듯이 다른 분 블로그를 살펴봅니다.

제가 좋아하는 분 중에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그닥~ ㅋㅋ. 그분은 생활 속 사진을 많이 찍고 올리십니다.

오늘도 찬찬히 읽어 보는데, 안양천변 산책하시면서 올린 사진이 나옵니다. 그러다가 '광명 쪽 길은 흙길이다' 에 오잉~ 합니다.

제가 방향 감각 제로에 완전한 길치입니다. 그분 블로그에 자주 나오는 안양천 얘기는 춘천 촌놈한테는 어울리지 않는 길이라 생각하곤 했는데, 광명 쪽이랍니다. 

바로 네이버 맵 열고 봅니다. 또 '오잉~' 바로 옆이었습니다. 거리를 측정합니다. 편도 500m. 보통 걸음으로 1시간에 4km 걸을 수 있으니 왕복 15분 거리. 머리속 계산이 바빠집니다. 점심 식사 후 바로 출발하면 30분 여유 있고 15분은 오고 가는 시간. 15분은 즐길 수 있겠다 싶습니다.

다른 교수님들과 안양천 벚꽃길에 대해 얘기하면서 점심을 마친 후 양치도 안 하고, 후다닥 출발합니다. 

30분 시간이니 15분 동안 전진하다가, 15분 지나면 간길 그대로 돌아오기로 합니다.

안양천로에 진입을 어떻게 하나 하면서 걷는데 다행히 대로 위로 육교가 나옵니다. 바로 육교를 건너면 안양천로에 진입할 수 있네요.

 

육교를 건너니 삼거리. 오른쪽을 보니 어두 컴컴, 꽃 핀 나무가 하나도 없는 반면 왼쪽 가산 쪽을 보니 띄엄띄엄 몇 그루 나무에 흰 꽃이 피었습니다.

 

벚꽃은 아직 이르네요. 그 대신 매화는 활짝 피었습니다.

 

개나리도 한창입니다.

 

모두 매화입니다.



블로그 같은 거 해 본 경험이 없어서 혼자 나무 사진 찍는 게 아직 쑥스럽습니다. 대강, 바쁘게 찍습니다. 

그러는 사이 15분이 지났습니다. 이제 돌아가야 합니다. 길이 복잡하지는 않지만, 워낙 길치라 왔던 길을 그대로 되짚습니다.



돌아오는 길. 벚꽃 몇 송이 피었길래 반가운 마음에 찍었는데, 색안경에, 쑥스러운 마음에, 돌아갈 바쁜 시간,  촛점을 놓쳤습니다. 그래도 뒤쪽 꽃은....



매화도 가까이서 찍어봅니다.

 

매화랑 벚꽃, 구분할 수 있으세요? 

저도 오늘 아침에 본 블로그를 통해 안 것인데요. 꽃자루가 있고 없고의 차이랍니다. 벚꽃은 기다란 꽃자루 끝에서 꽃이 피고, 매화는 꽃자루 없이 가지에서 바로 핀다고 하네요.

짧은 시간, 바쁘게 다녀온 산책이지만 나름 이렇게 후기도 남길 수 있고, 짧게나마 봄을 즐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안양천 얘기 나오면, 촌놈의 부러운 마음이 아니라, 아, 거기~ 하면서 볼 수 있겠네요.

봄은 제가 사는 춘천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왠지 서울의 봄은 정돈된, 서울 깍쟁이 같은 느낌이 들어 부러웠었거든요.

잰 걸음으로 다녀와서인지, 식사 후 위장이 일하기를 멈춰 배가 아팠는데, 싹 나았네요.

다음엔 김밥 미리 준비해서 조금 여유있게 다녀와야겠습니다. 책도 한번 들고 나가 '재수 없는' 또는 '병맛' 아저씨 코스프레도  시도해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