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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동물세포)의 비성장 속도 구하기

biocat 2020. 7. 1. 15:18

이 글 읽고 계시는 분, 혹시 수포자? 저도 수포자입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오늘은 미분하고 적분을 좀 해보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는 마시고요. 요즘엔 Googling 하면 다 나오더라고요.

오늘은 미생물 생장곡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생물 생장곡선이라고 해서 꼭 미생물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요, 동물세포도 성장 시간만 길 뿐 원리나 계산 방법은 같습니다.

우선 그림 하나 보시지요.

미생물 생장 단계는 크게 Lag Phase, Exponential (Logarithmic) Phase, Stationary Phase 및 Death Phase로 구성됩니다. 여기서 Exponential Phase를 제외하면 환경의 영향을 받아 미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거나 죽어 나가는 구간이며, 그것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는 너~무 많아 우리가 Control 하기 어렵습니다. 미생물의 특성으로 보기에는 맞지 않습니다.

보통 우리가 미생물의 특성이라고 보는 구간은 Exponential Phase입니다.

미생물 발효와 동물세포 배양의 큰 차이는 Stationary Phase를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미생물의 경우 동물세포보다 대사 시간이 20배 이상 빠릅니다. 미생물의 경우 생장이 종료되는 Late Logarithm Phase 또는 Early Stationary Phase에서 우리가 원하는 단백질의 생산도 거의 같이 종료됩니다. Stationary Phase에서는 새로운 단백질을 만드는 비율보다 분해하는 비율이 커지기 때문에 미생물 발효의 경우 Late Logarithmic Phase나 Early Stationary Phase에서 발효를 종료합니다.

동물세포의 경우는 대사가 느리기 때문에 Stationary Phase에서도, 어떤 면에서는 자기 성장의 부담이 없기 때문에 Stationary Phase에서 더 많은 단백질(항체)을 생산합니다. 동물세포 배양의 종료 시점은 세포의 생존율(Viability)이 90%이하, 혹은 85%이하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백질의 생성, 분해의 시각보다는 세포가 죽어 파괴되면서 세포 밖으로 나오는 핵산, Host 단백질 등이 정제 공정에 더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동물세포는 대사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죽는 속도도 느리고, 죽어서 세포가 터져야 세포 내의 Protease가 배지 내로 방출되어야 생성된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 구간에 대한 설명은 제가 하는 것보다는 보다 전문적인, 아니 Academic한 다른 교수님께서 강의하신 내용을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http://www.kocw.net/home/cview.do?lid=86d3d23c3fcc9e50

(Internet Explorer로 보셔야 하고요, MS SilverLight 설치하라는 안내 나오면 안내에 따라 설치하시면 됩니다.)

보시면서 각 구간이 어떤 특성이 있다는 것만 그냥 들으세요. 성장 계산식이나 연속 배양 부분은 들으실 필요 없으십니다. 이해 못 하셔도 됩니다. 저도 이해를 못했고, 미생물의 연속 배양은 요즘 사용하지 않습니다. 동물세포의 연속 배양, 즉 Perfusion Culture와는 다른 얘기입니다.

그럼 수학을 좋아하는 우리는 계산하는 부분으로 점프해 보겠습니다.

미생물을 키우는데 무엇이 궁금할까요?

높고 높으신 연구소장님이 묻습니다. 
"김대리, 이번 배양하던 세포, 배양 잘 됐어?"
"예, 잘 됐습니다." 
"얼마나 잘 자랐는데?" 
"..."

이놈들이 얼마나 잘 자라는지가 궁금하겠죠?

세포의 성장 속도를 구해봅니다. 성장속도니까 증가된 세포 수 (X2 - X1)를 경과된 시간 (T2 - T1)으로 나누면 될까요? 진짜요?

그럼 예를 들어 봅니다.

A라는 미생물A는 처음 세포 수가 1000마리였다가 1시간 후에 1100마리가 됐고 미생물B는 처음 10마리였다가 1시간 후에 15마리가 됐습니다. 어떤 것이 빨리 성장했나요?
앞의 계산식대로 계산하면 미생물A는 1시간에 100마리 증가했고, 미생물B는 5마리 증가했으니까 미생물A가 더 잘 성장했다고 할 수 있나요?

아니죠. 미생물B가 더 잘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세포나 미생물 생장을 표현할 때는 그냥 성장 속도를 사용하지 않고 비성장 속도 (Specific Growth Rate, SPR, μ)를 사용합니다. 쉽게 말해 1마리의 세포가 단위 시간 (분, 시간, 일) 동안 몇 마리로 증식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 참조하세요.

생장 구간 중 Exponential Phase를 왜 Logarithmic Phase라고도 할까요? Logarithmic Pattern으로 자라기 때문입니다.
이분법으로 증식하는 미생물의 경우에는 1 → 2 → 4 → 8 → 16 → 32 → ... 형태로 자라겠죠. 효모같이 Budding 형태로 자라서 한 번에 3개씩 증식한다면 1 → 3 → 9 → 27 → 81 → 243 → ... 이 될 거예요.

이것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당연히 지수 형태(Logarithmic)를 보입니다. 그런데 y축을 Linear Scale로 하지 않고 Logarithmic Scale로 바꿔서 그려 봅니다.

어? 직선 형태가 되었습니다. 이 Semi-Log Graph (Y축의 Scale만 Log이기 때문에 Semi- 를 붙입니다)의 기울기가 세포의 비성장 속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나는 생물 비전공자라 이해가 안가는 걸거야... 그러니 이해 안 해도 돼..." 
그러지 마세요. 

이 세미로그 그래프는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래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제공하는 전 세계 COVID-19 감염자 현황 한번 보세요.

https://gisanddata.maps.arcgis.com/apps/opsdashboard/index.html#/bda7594740fd40299423467b48e9ecf6

오른쪽 아래 보면 그래프 보이시죠? 탭 중에 Logarithmic이라는 곳 한번 보세요. 왜 로그 그래프 보여주는 줄 아세요? 무슨 의미일까요? 
이 로그함수 그래프의 기울기는 감염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켰는지 보여주는 거예요. Confirmed 그래프보다 Logarithmic 그래프가 어쩌면 더 중요한 정보를 알려줍니다.

그래프를 그려 알아본 것을 수식으로 알아볼까요? 수식이 있어야 실제에서 사용할 수 있거든요.

이제 우리는 어떤 시점에서 그 미생물의 비성장 속도를 구할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죠?

마지막으로 미생물의 Doubling Time을 구해봅니다. Doubling Time은 미생물의 개체수가 2배가 되는 시간입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예, 이제 다 되었습니다.

실제 회사에서, 특히 연구소에서 많이 사용하는 수식들입니다. 차근차근 이해해 보시기 바랍니다.
조만간 멸균에 대해서도 알아볼 건데요, 이번 것을 이해하셔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PS. 제가 편의상 미생물이나 동물세포 수를 '마리'라고 표현했는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미생물의 단위는 cfu (Colony Forming Unit)입니다. 미생물은 짧은 시간에도 계속 성장을 합니다. 현미경 관찰로 1마리가 있는 것을 보고 1마리라고 말하는 순간 2마리, 4마리가 돼 버립니다. 그런 이유로 '마리'라고 표현하지 않습니다.
동물세포의 단위는 cell입니다. 보통 3x10^6 cells/mL 로 표현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