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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선생님은 싫어요.(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행복

by biocat 2020. 3. 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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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마지막으로 있던 부서가 품질경영본부였어요. 생산본부에 있다가 품질경영본부로 오니까 남자들만 득시글 되던 생산본부와 달리 이쁜 여자 직원들이 많았어요.

여자 직원들에게 잘 보이고 싶더라고요. (이미 생산 본부 남자 직원들에게는 인기 많았어요). 그래서 언행도 조심하게 되고… 
그런데 어느 날 꼰대 측정을 해 보라는 SNS 글을 보고 측정을 해 보았는데, 상 꼰대는 아니더라도 중 꼰대 정도로 측정이 되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어, 그 이후로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나름 애를 썼고,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점잖게 나이 드는 방법에 대한 책을 찾아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점에 갈 때마다 그 주제에 대한 책을 찾아봤는데, 적당한 것이 없었습니다.
(지금 쓰다가 생각이 났습니다. ‘점잖게’ 의 진짜 뜻…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젊지 않게’의 준말 아닌가 싶습니다. 젊지 않으면 점잖은 것이니까 전 벌써 점잖은 사람이 된 거네요. 괜히 고민했네요. 점잖게 나이 드는 법은 그냥 나이만 들면 되는 것이었네요)


자기만의 루틴이 있어야 힘든 일이 닥쳐도 견딜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보고 저만의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아침에 조금 일찍 출근해서 빈 강의실에 책 한 권 들고 갑니다. 혼자 앉아 1시간 정도 책을 읽고 사무실로 와서 9시 전까지 남의 블로그도 살펴보고, 인터넷 신문도 훑고는 합니다. 


오늘 블로그를 살펴보는데 좋은 책을 한 권 추천해 주길래 인터넷 서점에서 그 책을 Search 하던 중에 제가 찾던 책을 찾았네요. 


‘100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책 제목이 그렇듯 여러분같이 점잖지 않은 분 (젊지 않은 않은)들에게 맞는 책은 아닐 겁니다. 아무튼 책을 주문하기 전에 서평을 읽다가 좋은 내용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앞머리가 너무 길었죠? (이번 주에는 이발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뭔 소리여?) 옮깁니다.


‘의지를 세워 열심히 노력하면 웬만한 일은 전부 이뤄낼 수 있을 거란 기대와는 달리, 인생은 필연보다 우연에 의해 좌우되었고 세상은 생각보다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곳이었다. 뜻대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삶은 예기치 않은 시련으로 크게 흔들렸다. 
그래서 산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나라는 존재의 미약함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그런데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 자력으로 어찌해 볼 수 없는 인생의 시련이 일상의 작은 기쁨으로 인해 회복된다는 사실이다. 
고(故) 신영복 선생은 말했다. 
“그 자리에 땅을 파고 묻혀 죽고 싶을 정도의 침통한 슬픔에 함몰되어 있더라도, 참으로 신비로운 것은 그처럼 침통한 슬픔이 지극히 사소한 기쁨에 의하여 위로된다는 사실이다. 큰 슬픔이 인내 되고 극복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일한 크기의 커다란 기쁨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람은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살아야 한다. 사소한 기쁨과 웃음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즐거움은 마음만 먹으면 주변에서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은 즐거움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 것. 이것이야말로 남들이 보기에 특별한 인생을 살아온 저자가 진짜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던 진정한 이유다’ 
다행히 리디셀렉트에서 등록된 책이라 따로 책값 안 내고 공짜로 볼 수 있네요. 이번 주말에는 이 책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왜 이 책을 읽으려 하는지 아시지요? 이제 조금만 있으면 여러분들 만나게 되는데요. (그래서 막 설렙니다) 여러분들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입니다. 앞으로 평생 인연으로 만나게 될 여러분들에게 꼰대 선생님이란 소리 듣기 싫어서요.

잘 부탁드립니다. ^^

 

주말 후...

글에 대한 A/S로 댓글 남김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 1/4 읽다가 책 덮었습니다. 85세의 노학자의 책이라는 것이 마음 한 켠에 걸렸는데... 역시나 65세 이후 정년퇴임 하신 선배님들을 위한 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십수년 후에 저 정년퇴임 하면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책이었네요.
이 책 외에도 요즘에 읽은 책이 하나 더 있었는데요.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 였는데요. 이 책은 이제 3살 딸이 있는 열심히 살고 싶고, 가족도 많이 사랑하는 이 시대 젊은 직장인이 쓴 책인데요, 딸 사랑하는 마음이 반, 잘 하고는 싶은데 시간이 없다는 푸념이 반이었어요. 돈 들여 샀기 때문에 억지로 끝까지 읽기는 했지만 역시 막내가 대학생인 제가 읽기에는 옛일 추억할 수 있는 것 외에는 그닥....

제가 요즘 좋아하는 작가가 김영하이고, 블로거는 김민식 PD거든요. 두 분 모두 저랑 동갑이에요.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지만, 동일 세대이니 살아온 인생, 살고 있는 방법, 고민 등이 비슷할 것이고, 그래서 동일 세대의 글이 제일 울림이 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학술서나 소설은 다르겠지만 수필류는 동일 세대인이, 아니면 작가가 나와 비슷한 나이대에 쓴 글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암튼 못 읽었습니다. 그래서 전 아직도 중급 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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