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민경호가 보고서 쓰는 방법 1/2

회사생활

by biocat 2020. 3. 27. 14:53

본문

제목에 제 이름 넣으니까, 쪼끔 쑥쓰럽기도 하고... 그만큼 내용이 별 것 없다는 의미입니다.

얼마 전 '보고서의 법칙'이란 책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책을 딸딸딸딸 외우고 이해하면 보고서를 잘 쓸 수 있을까요? 아니죠. 그 책은 보고서의 형식을 어떻게 하면 논리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보고서 형식을 멋지게 하고 싶어도 뭐가 있어야 형식에 맞춰 작성하죠?! 

이런 보고서의 내용이 될 자료 등을 정리하는 '법'.... 

법? 

'법' 아니고 제가 보고서 쓰는 방법을 한번 써 볼까 합니다.

실험 보고서나 결과 보고서, 또는 실험 계획서 같은 것은 이미 실험할 내용이나 결과 등 내용이 될 자료가 이미 있습니다. 이미 자료는 있기 때문에 '보고서의 법칙'만 잘 이해하면 좋은 보고서가 나오지요. 

그런데 실제로 회사에서 써야 하는 보고서는 이렇게 자료가 준비된 보고서 뿐 아니라 뜬구름을 잡아 오라는 보고서가 많습니다. 

이런 뜬구름 보고서는 직종에 따라 달라지고, 무능한 상사를 두게 되면 신입부터도 써야겠지만, 대체로 직위가 올라갈수록 많아집니다.

제가 많이 고생했던 보고서 중 제일이 연말이면 작성해야 할 2021년도 사업 계획 또는 본부 운영 계획 등입니다. 올해 열심히 해서 더 열심히 할 것도 없는데, 매년 루틴하게 하던 일인데 또 무슨 새로운 것, 더 발전할 수 있는 것을 써 오라는 것인지...

'작년에 한 것만큼 열심히 하겠습니다’ 

‘작년보다 조금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뭐 이런 것밖에는 생각이 안 납니다. 그런데 그렇게 썼다간 막 뭐가 날아올 겁니다. 

실제로 저 대리 때 우리 본부 본부장님은 재떨이를 많이 던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비서실에 늘 여분의 재떨이가 준비되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단련하다 보니까 저만의 보고서 쓰는 방법이 생기더군요. 그 방법, 방법이라 하기엔 좀 쑥스러운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만...

우선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분의 입장에서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의도를 한번 생각해 봅니다. 

이 경우에는 그분만 보는 것이 아니고 그분이 현재 처한 상황 등을 소문이고 뭐고, 모든 것을 동원해서 파악해 봅니다. 

그분이 직접 이래저래 하니까 이런 보고서 써 보라 하면 좋은데, 모든 분이 다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고서 주제(제목)가 정해졌다고, 무조건 그 주제(제목)만 가지고 자료 찾고, 찾아진 자료에 따라 보고서 작성하면 열에 여덟은 삼천포거든요. 지시자의 의도와 보고서 주제(제목)가 다른 경우도 종종 있으니 의도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제 한 문장이 모든 것을 다 말해주지는 못합니다.

의도가 파악되었으면 '보고서의 법칙', 즉 보고서 성격에 맞는 형식에 따라 큰 제목을 정하고, 그 제목 밑에 중제목 정도로 뼈대를 잡습니다. 컴퓨터를 이용하기 보다는 노트에 조금 값 나가는 볼펜과 형광펜을 이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그림도 좀 넣고요. 뿔 난 도깨비(?) 그림의 대가이신 교수님도 우리 교육원에 계십니다. ㅋㅋ

 

그리고 이미 가지고 있는 자료에 선입견을 두고 뼈대를 잡으면 안 됩니다. 

보고서 작성은 귀납이 아니라 철저히 연역이어야 합니다. 

이것도 삼천포행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중요한 것은 스토리 텔링입니다. 자기가 논리적인 이야기를 한 편 만든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그 이후에는 거기에 맞는 자료를 찾는 것인데요. 예전에는 이 자료 찾는 것이 무지하게 힘들었는데, 요즘은 아주 쉽죠. Google이란 게 있으니까요. 제가 찾는 대부분의 자료(객관적인 자료)의 90% 이상은 Google의 도움을 받습니다. 10%는 Naver이고요.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주제를 그 다음부터는 계속 머릿속에 넣고 다니는 것입니다. 밥 먹을 때도, 담배 피울 때도, 화장실에서도....  

일이 잘 못 됐을 때를 머릿속에 넣어두면 고민이 됩니다. 걱정이 되고요. 해결 방안에 대한 생각을 담아둬야 합니다.

제 경우는 혼자 걸을 때, 운전할 때, 화장실에 있을 때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 오릅니다. 그렇게 머릿속에 그 주제를 넣어 다니면 또 신기한게요. 신문을 보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그 주제에 딱 맞는 내용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신기하죠?

그런데 나이 먹으면서 더 중요해지는 건, 생각난 순간에 메모 등을 해 둬야지, 그렇지 않으면 금방 까먹는다는 거지요. 

어떤 때는 꿈에서 아이디어가 생각났는데 잠에서 깨니 그게 생각이 안 나는 겁니다. 미치기 일보 직전입니다. 근데 꿈에서라도 메모하면, 잠에서 깬 후에 생각나는 거 아세요? 

그래서 저는 운전할 때는 메모 못하기 때문에 녹음 기능이 있는 메모 앱도 쓰고 있습니다.

이런 것은 보고서 내용 생각할 때뿐 아니라, 거의 모든 문제 해결에 다 적용이 됩니다.

제가 겪은 극적인(?) 일화 한가지 소개해 드릴까요? 

이 얘기까지 하면 내용이 너무 길어지는데…. 

그래서 나머지 내용은 2부에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여러분들은 어떤 문제가 있나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나요? 

일단 그 문제를 노트에 한 번 적어보는 것으로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Good Day ~

 

PS. 방금 글 올리고 담배피러 가서 담배 피면서 올린 글 다시 한번 더 읽어 보았습니다. 어! 근데 빠진 부분이 눈에 띕니다. 어떻할까요?

저는 대부분 화장실 마려울 때 담배피러 가는데요. 담배 피고 나서 화장실 들러 손 씻고, 물로 입 헹구어 냅니다. 담배 냄새가 무지하고 고약하거든요. 그런데 담배 피다가 빠진 부분이 생각이 났습니다. 저 어떻게 했을까요?

일단 좀 참고, 자리로 옵니다. 주위 교수님들 생각해서 담배 냄새 안나게 숨도 참습니다. 생각난 부분 일단 수정하고, 화장실로 고고~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