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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28일

감사 일기

by biocat 2021. 12. 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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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술이 덜 깬 아침. 오늘 아니고 어제 아침. 자리에 앉아 모니터 바라보고 있으려니 어질어질합니다. 안 되겠다 싶어 현장으로 갑니다. 나이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서서 무진복을 못 입겠네요. 벤치에 앉아 갱의를 합니다. 우와~ 마스크! 하루 쓸 마스크를 Get 했습니다. ㅋㅋ 소확행이 이런 것이로구나, 룰루랄라~
바이오리엑터에서 동물세포 배양 중입니다. 애증의 리엑터입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십니다. Sight Glass 램프를 켜고 안을 들여다봅니다. 아직 초반이라 맑은 거품이 들어앉아 돌돌돌돌 돌아가고 있습니다. 공들여 꾸미고 있는 내 해수 어항보다 훨씬 이쁩니다. 회사 신입사원 시절부터 중대형 리액터만 돌렸습니다. 그 때문인지 제겐 아무도 모르는 취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물멍 때리기. 돌아가는 리액터 안의 배양액을 바라보고 있으면 넋이 나가면서 마음도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떤 때에는 저를 절망하게 하고, 설레게도 하고, 위로도 주는 그런 취미예요. 멍~ 그렇게 한 10분 바라보다 보니 땡땡 씨가 들어옵니다. 요란하게 잔소리 한바탕 시전하고 나왔네요.
바이오리액터야 고마워~ 넌 내 오랜 친구야.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2. 어제는 반가운 손님이 오셨습니다. 옛날 인천에서 같이 근무했던 동료 2분입니다. 사장님의 지시 아래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옛날얘기는 참 재밌습니다. 그래서 추억이 소중한가 봐요. 막내가 우리 회사 갑질 대마왕 김 차장이니 대강 나이가 짐작 가시지요? 그런 아재들이 모여 가게 사장님의 조용히 해 달란 부탁을 뒤로한 채 한바탕 떠들며 웃었습니다. 박 전무님이 말빨에서 밀리는 것을 오랜만에 보았네요. 참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멀리 인천에서 방문해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3.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 🎵... 월요일 CBF 손님과, 화요일 원제2팀과, 수요일 인천 손님과... 맨날 술입니다. 오늘은 완제팀 간담회. 팀 내에 벌써 오늘 저녁 먹는다는 톡이 돌고 있다는 걸 알아차려 버렸습니다. 절망입니다. 하지만 작고 이쁜 내 간은 할 수 있습니다. 아니 기필코 해 내 보겠습니다. 고생하고 있는 내 소중한 간에게 미안하고, 잘 버텨줄 걸 알기에 고맙습니다. 덕분에 내 차는 이번 주 휴가입니다.

4. 아들이 면도기를 챙겨 간 사실을 오늘 아침 다시 깨달았습니다. 절망입니다. 오늘은 면도 해야 하는데... 화장실 장을 뒤적입니다. 일회용 면도기 발견!!! 야호!! 일회용 면도기가 이렇게 반갑고 고맙기는 또 처음입니다. 면도기야 고맙다. 일회용이지만 3번까지 써 줄께...

5. 고마워할 일을 찾다 보니 고마운 것들이, 분들이 참 많습니다. 벌써 눈치채셨나요? 더이상 쓸 내용이 생각나질 않습니다. 뜬금없지만, 5감사 일기에 가장 먼저 나와야 할, 당연한 감사를 끝으로 오늘의 5감사 일기를 마무리합니다. "어머니, 낳아주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세요"

PS. 사진이 없으면 뭔가 허전합니다. 오늘은 우리집 심술쟁이 꽃분이를 소개합니다. 처음 춘천에 와 기숙사에 살면서 친구 해 보려고 데려온 길 출신 고양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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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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